1.16.2011

똘뚜리 앤!

오후에 한가지 아이디어 번뜩여서 앤에게 말했더니 이렇게 바로 실행에 옮긴다.
내가 하기 편하도록 잘 알아보고  최대한 배려해주는 저런 세심함이 참 좋다.

내 똘뚜리 앤! 어떻게 이렇게 척척박사님 같을까!

아침에 Matt 부모님댁에 아침을 먹으러 갔었다.
주말에 부모님댁에 다니러 왔다가, 어제 주말 저녁을 같이 못보낸게 서운했는지
다시 집에 가기전에 아침이라도 먹자는 뜻이었다.

근데 새벽에 잠깐 깬게 힘들었었는지 아침에 8시반에 맞춰 놓은 알람을 어설프게 듣고
다시 잔모양이다. 아님 잠깐 5분만 누워있다 일어나야지 한게 9시 5분이다.
약속시간은 9시 15분.
다행히 차로 10분내 거리라서 그나마 다행이다 하며 벌떡 일어나긴 했지만
Matt 부부 외에도 부모님도 함께 계시는 자린데 약속시간에 늦는게 영 찜찜했다.
앤은 9시반까지 가도 충분하다며 옷만 입는데 시간 얼마 안걸리지 않냐며 천하태평이다.
주일 아침부터 투닥 거리기 싫어서 아무말 없이 준비를 서둘렀다.
물론 가는내내 말한마디 안했지만. 그이름도 유명한 무언의 압.박.!!!

도착하니 여러 친구 커플들이 있었다.
즐겁게 시간을 보내고 때마침 Heather 생일이 돌아오는주 화요일이어서
생일파티도 겸했다.
시어머니가 만드신 triple layer cheese cake 를 먹었는데 꽤 달았지만,
바삭거리는 달콤함이 봄같던 날씨에 기분을 더해줬다.
좋은 사람들과 오전을 웃으면서 잘보내고 !
돌아오는 길에 말했다. 나긋나긋 상냥상냥 -

앤, 우리는 팀이지? 무엇을 하든, 근데난 약속 지각하는게 정말 싫어서
아침에 기분이 안좋았어, 어른들도 계시니까 더 조심했어야 하는데
앤은 조금 늦어도 괜찮다는 식으로 말해서 나랑 다르니까  나만 조급해하고
아침부터 바빠야 하니까 아침에 그런거야~

이렇게 말했더니, 미안하다며 어제 약속정할때 본인이 우겨서 15분이라고 한거고
Matt 30분, 45분 상관없다고 장난으로 약속이 잡힌걸 얘기 안해서 생긴 오해라고
이해시켜줬다.  긴얘기 필요없이 이것으로 상황종료.

다행이 눈 속에 묻혔던 반지를 찾고
(앤이 이얘기는 분명 자세히 아주 자세히 쓸테니까 넘어가고 ^^ )
4시 예배드리고
엄마한테 생신 축하 드린다고 전화했고
(앤이 생일 축하노래를 아주 멋지게 불러 드렸다 멋쟁이!)
앤이 만든 mushroom casserole 저녁으로 맛있게 먹은 다음
오늘 하루 정리중.

아빠께 엄마랑 맛있는 저녁 드시라고 돈 보내드렸다고 전화했더니 좋아하신다. ^______^
아빠가 기뻐하시니 나도 참 좋다.
보내는이에 '아빠큰딸 효녀심청이' 이렇게 썼는데
더 예쁘게 살아서 진짜 효녀 심청이가 되면 좋겠다.

앤 칭찬으로 시작한 일기가 효녀심청이로 끝나는걸 보면 두남자가 마음속에 살긴 사나보다.

+ 아까 아침 식사하러 갔을때,
   기분이 썩 좋지 않았는데도 그 모인 사람들중에 앤이 제일 멋있어보여서
   내가 앤을 사랑하긴하나보다  이러면서 혼자 생각했다.
   집에 와서 앤한테 이말을 해주니까 자기는 더 럭키가이라면서 팔짝팔짝 뛰며 좋아한다.
   사랑스러운 똘뚜리.

1.03.2011

Jan. 3rd.

앤하고 앤아빠하고 장보고 fresh veggie sub를 맛있게 먹었다.
감사하고 행복한 저녁-
그리고  설겆이까지 깔끔하게 마치고 일기를 쓴다.

앤이 어제 오늘 아팠다. 어제는 콧물이 많이 나는것 같더니 그래도 오늘은 좀 나아진것같아
다행이다. 앤이 좀처럼 아파도 내색도 안하고
아픈줄 모르고 넘어가려고해서 내가 잘 체크를 해야한다.
이틀내내 매끼 비타민을 챙겼다.
그리고 어제 자기전에 아빠가 나에게 해주시던 것처럼 손을 얹고 기도했다.
아빠에게 어떤 은사가 정말 있는지는 모르겠지만,(물론 있다고 믿는다)
아빠의 기도는 금방이라도 죽을것 같던 아픔을 사그라지게 만든다.
나에게도 물론 성령님이 함께 하시는걸 알기때문에
나도 앤에게 위안의 기도정도는 되리라고 생각한다.
오늘밤에도 더 뜨거운맘으로 기도해줘서 내일은 깨끗이 낫게 해줘야지 :)

내일부터는 재봉틀 덮개를 만들어볼까 한다.
앤이 재봉틀이랑 cutting set 언제 쓰나 은근히 기다리는 것 같아서
얼른 내가 신나게 쓰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오후에 앤이랑 빨강머리앤을 보는데 내 다이애나, 내 앤은 내옆에 지금 있나 생각해봤다.
Anne, Ann with an "e" 귀여워라.
귀여운애가 하나 더있다.
학교다녀온 Abel이 점심에 해놓은 밥을 접시에 담고 우유를 한컵 따라서
간식으로 먹었다. 저러다 우유에 밥먹는다고 하는거 아닌가 몰라 아이고 ㅋㅋㅋㅋㅋ

1.01.2011

Dec. 31st

앤이랑 인터넷으로 ball drop 봤다.
5.4.3.2.1. 

2011년이다.
2000년하고 10년이 훌쩍 지나가더니 거기다 1이 한게 더 붙어버렸다.
어떤일들이 펼쳐질까.

작년에 앤이랑 크리스마스 보내려고 윌밍턴에 왔었는데
그때 새해를 앤가족이랑 맞이할때,
지금의 모습을 상상이나 했었는지 가물가물하다.
반드시 앤이랑 결혼해야지 그런 생각은 없었던것 같은데,
1년사이에 그 사랑이 커지고 커졌나보다.

점심시간쯤 Becky하고 한국에서 온 남자친구 Arron을 만났다.
같이 북창동 순두부집에 가서 과식을 하고. ㅋㅋㅋ
커피를 마시며 얘기를 했다.
Becky가 뉴질랜드로 가는 계획을 바꿔 한국으로 다시 가기로 했다는 얘기를 듣는데
괜히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Becky 표정을 봐서 그랬는지, 어쨌는지. Becky가 행복하면 좋겠다.

그리고 앤 친구를 만나 6일 동안의 Durham Vacation을 마치고 윌밍턴으로 왔다.
앤엄마가 준비한 저녁을 먹고 차분히 새해를 맞을 준비를 했다.
앤이랑 2010년에 감사했던 일들을 적고 2011년 계획 세웠다.
각자 종이에 적어 새해가 시작하고 친구들과 메세지로 새해인사를 나눈다음
같이 종이를 읽었다.
감사했던일들을 하나하나 적자면 끝도 없이 넘치고 넘친다.
살아 숨쉬게 해주시는 그것만으로도 감사고  
매끼마다 맛있는 음식을 따뜻한 집에서 먹는것도 감사다.
내 마음에 따라 원망과 감사의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걸 알면서...
돈이 부족해 본적도 없고, 크게 아픈적도 없고,
사랑하는 사람이 죽어 죽도록 그리워한일도 없고.
살아보니 이 마음 다스리는게 제일 힘들것 같다. 

2011년 계획도 크게 다를바 없지만,
하나님안에 더 기초를 바르게 세우고
하나님이 우리 관계에 중심이고 바라봄이 될것이다.

기대된다, 우리안에 펼쳐질 우리를 아름답게 사용하실 하나님의 계획들이.
꿈꾸고 갈망한다. 우리를 반드시 하나님의 통로로 쓰시기를.

Jan.1st.

새해다.

어렸을때는 일어나자마자 아빠엄마방으로 가서 새해인사하고
지난밤 동생과 준비한 '새해쇼'를 시작했다.
까치까치 설날로 시작해서 우리가 보여줄 수 있는 장기들을 쭉 아빠엄마에게 보여드리는것!
피아노도 치고 리코더도 불고, 실로폰까지 등장하는 우리들의 쇼.
내복만 입고 머리도 빗지않고 신나라 애교를 부리던 모습에 또 갑자기 코 끝이 찡해진다.
또 그런날이 올까....

새해 첫날 날씨가 참좋았다.
지금은 16도 낮에는 20도 가까이 됐다.
앤이랑 걷고, Hannah랑 땅따먹기 게임하면서 같이 놀았다.
뜀뛰기하고 밖에서 놀았더니, 땀이 날 정도로 날씨였으니 1월1일에 말이다.

Julie&Bradley가 Durham 으로 가기전에 들렸다.
같이 얘기하고 웃고 저녁을 같이해먹고.
참 다행이도 앤가족들은 밥을 좋아한다. 파인애플 볶음밥과 
두부와 미역 넣은 일본식 된장국을 끓였는데 모두 다 잘 먹는다.
7시쯤 동생부부는 떠나고 앤과 나는 또 걸었다.
추운 겨울엔 밖에서 걸을 기회가 없으니까,
이럴날씨를 즐겨야지 :)

Eileen은 성가대 연습하다가 메세지를 보내고있다.
내가 위에 어릴적 얘기쓰다 울었다고 했더니,
'쯧 미국에서 향수병 흉내내고 있구나 얼른와 ㅋㅋㅋ ' 이런다.
울다가 웃었다. 얘는 저런말들로 나를 진짜 웃게 한다. 시크한척 하지만
분명히 이따 설교시간에 이 생각을 하며 똑같이 꼬끝이 시릴게 분명하다.

*한인교회 목사님께 새해인사 드렸다.
사모님이 떡국 먹었냐고 물으시길래 아직 못 먹었다고 하면서
아직 나이 한살도 안먹었다고 했더니 막 웃으신다.
내일 점심으로 떡국먹으러 오라고 하시는데 감사하다.
이렇게 인연이 되어가는거다. 어디에서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