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8.2011

2월 24일 이민국 인터뷰를 앞두고 날마다 달력에 엑스 표시를 해가며 기도를 하고있다.
기도도 훈련이라 하면 할수록 말트인 아기처럼 조잘조잘 시간도 늘어가고,
기도중에는 기도할 사람들 얼굴도 자꾸 떠오른다.
한참 연락이 안된 친구들 얼굴이 느닷없이 떠오르기도  하고,
앤친구들이랑 나눈 기도 제목들도 생각나니 한참 기도하고 나면 다리에 쥐가 난다.

근데 오늘은 참 이상한 기도를 했다.
정말 단한번도 원망의 목소리가 담긴 기도를 한적이 없는데.
감사할 상황이 아닌 가운데도 늘 감사의 말들이 나와 그것마저도 감사하다고 했는데
오늘 태어나서 처음으로 원망의 기도를
해.버.렸.다.
.........
저녁 6시쯤 잠깐 누웠다가 15분 정도 눈을 붙였다 일어났는데, 여기가 어딘가 싶은게
'엄마아빠는 어디가셨나?' 잠깐 헷갈렸다.
서울집에서 낮잠자도 이럴때가 있었을텐데 유난히 이 느낌이 얼마나 낯설고 서럽던지..
거실에서 영화보고 있던 앤에게 다가가 옆에 기대 앉았다.
별말없이 그냥 따뜻한 체온으로 위로를 받고
별일없이 앤엄마랑 마트 가서 장보고 저녁먹고 했는데,
문제는 아빠하고 전화통화.

오늘 아빠가 일본에 가시는 날이라, 시간맞춰 전화했는데
그 얼어죽을것같은 서울의 찬공기랑 섞인 이세상 어느 누구보다 다정한 아빠목소리를
듣자마자 너무 사무치게 아빠가 보고싶어졌다.
내가 울면 앤이 걱정하고 속상해 한다고 울지말라며 걱정하시는 아빠를 알아서
어금니 꽉 물고 아무렇지 않은척 조심히 잘 다녀오시라고 인사를 했다.
끊자마자, 아까 6시 넘어 나왔어야 할 눈물이
기다렸다는듯이 쏟아져나왔다.
아빠한테 인사한다고 옆에 있던 앤이 내가 갑자기 우는거 보면
한국말로 아빠랑 나눈 대화중에 안좋은 얘기가 있어서 그런가 걱정할까봐
터진 눈물에 섞여 말들을 했다.    짧게 쓰면.
'오늘따라 힘들다고'

앤이 하는 위로도 그냥 낱자로 흩어져버리는 그런날인것 같아
내가 누구에게 위안을 받나 싶어 이어진 기도시간.

한참 눈물콧물 엉엉 울며 태어나 첨으로 하나님께 원망의 말들이 나오지만
결국 기도의 마지막은 그래도 감사하다고 말하고 있더라.

그러다 기도마치면 성경을 읽을테니 위로의 말씀을 들려달라고 졸랐다.
예전에 기도하면서 하던 그거.
하나님 음성이 정말 듣고 싶은데, 나한테 분명히 뭐라고 말씀은 하고 계실텐데
귀가 있어도 하나님 목소리가 도저히 안들린다고 하면서
성경을 펼칠때 오늘 당신의 말씀을 눈으로라도 보게해달라고-

근데 나의 놀라운 하나님은 오늘 또 나를 놀래켜주신다.

기도하는데 히브리서 6장 3절.생각이 번뜩든다.

- 하나님께서 허락하시면 우리가 이것을 할것이다.
   God permitting , we will do so.

하나님이 나에게 무엇을 허락하셨을까,
우리가 어떤것을 하게 될거라는 걸까,

"내가 반드시 너를 복주고 복주며 너를 번성케 하고  번성케 하리라"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당신의 이름을 가리켜 '맹세' 하셨다.

방에 붙여놓은 이번달 말씀으로 로마서 4장 20,21절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약속에 대해 불신하거나 의심하지 않고 오히려
'하나님께서 친히 약속하신것을 이루실 능력이 있다는 것을 확신했다'는걸
안그래도 늘 상기하고 있었는데..
결코 거짓으로 약속하지 않으시며 거짓맹세도 하지 않으시는
변치않는 이 두사실을 가진 하나님이 바로 나의 피난처인것이다.

무슨말이 더 필요할까.
나의 능력의 하나님.